옷로비수사 항의 빗발…검찰 후유증수습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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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검찰이 고급 옷 로비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 이후 후유증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사결과가 발표된 지난 2일부터 서울지검장실과 차장실에는 수사결과를 비난하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전화를 건 시민들은 한결같이 검찰이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김태정 법무부장관 부인 연정희 (延貞姬) 씨의 결백을 애써 부각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인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특히 延씨의 모습이 보도되지 않도록 검찰이 치밀한 작전을 편데 대해 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몇몇 언론사에서 3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검찰 조사를 못믿겠다' '金장관은 퇴진해야 한다' 는 반응이 70~80%로 나타나자 몹시 당혹해하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이번 수사 만큼은 한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했는데도 국민들의 불신을 사게 돼 몹시 곤혹스럽다" 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경실련.민주노총 등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특별검사제 도입과 청문회 개최, 심지어 재수사까지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검찰은 이로 인해 올초 '대전 법조비리 사건' 이후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상이 더욱 추락할 것을 우려하며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조직 추스르기에 고심하고 있다.

대검은 3일 박순용 (朴舜用) 검찰총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으로 조직이 동요해선 안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으로 침체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들에 대한 인사를 금명간 단행할 예정이나 전례없는 물갈이에 따른 후유증도 우려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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