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APEC박람회 세계최대 '투자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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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투자활성화를 통한 경제 회복을….' 아태경제협력체 (APEC) 투자박람회가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OEX)에서 개막돼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총 3천4백여평 규모의 행사장엔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 등 APEC 21개 회원국과 세계 각국의 투자자 등 4천여명이 참가해 첫날부터 치열한 투자유치 경쟁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각 국가관을 돌며 전시내용과 PC를 통한 매물현황을 살펴보고 질문을 하거나 자료를 챙겨가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에서 왔다는 한 참석자는 "세계 각국의 기업과 공공사업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무척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간이무대에서는 부채춤을 공연하거나 영상물을 상영하는 등 각국의 문화예술행사가 열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가한 뒤 참가자 대표들과 오찬을 하면서 "이번 투자박람회가 아태지역의 경제회복을 전세계에 알리고 국제적 신인도를 높임으로써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증대시키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6차 APEC 정상회담에서 金대통령이 제안, 회원국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채택함으로써 결실을 본 것.

산업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는 이 행사를 위해 각 해외무역관을 통해 각국 수천명의 투자자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 어떻게 진행되나 = APEC 21개 전 회원국이 COEX 3층 전시관에 국가별 전시공간을 마련, 투자환경과 주요 투자유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전세계에서 온 투자자들과 현장 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관의 경우 투자환경 홍보관. 지자체관. 벤처기업관. 기업 민영화관. M&A관 등 7개 전시관으로 구분해 실물 모형과 프로젝션 TV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환경과 매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대불공단 외국인전용단지 29만평과 영암군의 마르코폴로 호텔 등을 매물로 내놓은 전남도관의 경우 하루에만도 60여명의 투자자들이 방문, 질문공세를 벌였다.

전남도 문덕형 경제통상국장은 "공단용지와 호텔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많아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3일과 4일엔 COEX 대회의실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투자환경 설명회가 열린다. 현재 한국 투자설명회엔 1천여명이 참가의사를 보일 정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박람회의 의미와 특징 =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장 (場)' 이 마련돼 각국의 투자환경과 상호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APEC 회원국에서 1천5백여건의 투자 매물이 나오고 전 세계에서 투자자들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투자박람회는 이번이 처음. 한국의 경우 62개 기관.기업이 총 1천90여건 1백억달러어치의 매물을 선보였다.

KOTRA 황두연 사장은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개선된 투자환경을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소개함으로써 대외 신뢰도를 높여 한국에의 외국인투자 유치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세계적 기업의 최고 경영자와 석학들의 특별강연회. 첫날 열린 로스차일드사의 윌버 로스 회장과 세계경제포럼 (WEF) 클라우드 스마자 회장의 강연엔 수백명의 투자자들이 참석,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3일엔 해외직접투자이론 정립자인 영국 레딩대 존 더닝 교수와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쇼이치로 회장이 연사로 나설 예정. 이밖에 1천명이 넘는 해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대우자동차.현대전자 등 대표적인 기업과 민속촌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 산업시찰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한편 현재 투자박람회 인터넷 홈페이지 (www.apecinvest.org)에 등재된 투자매물은 1천4백30여건으로 본격적으로 등재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이미 3만여건이 넘는 조회 횟수를 기록, 이번 박람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 어떤 사람들이 왔나 = 이번 박람회에는 세계 유수의 투자자를 포함, 전 세계에서 2천3백여명이 참석했다.

또 회원국에서 장.차관급을 단장으로 한 투자유치사절단도 보냈다. 특히 일본이 98명을 보냈는가 하면, 중국.러시아.멕시코.필리핀 등에서도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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