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진행요원 무능이 최경주 우승 망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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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진행요원의 무능이 최경주의 경기를 망치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ESPN닷컴(www.espn.com)이 19일(한국시간) 이런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경주(34.슈페리어)가 땅을 칠 만한 사실을 전했다.

결론은 지난 16일 끝난 올해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최경주가 우승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최경주가 선두와 2타차 공동 6위에 머문 게 진행요원의 부주의로 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14일 열린 대회 2라운드. 선두권을 순항하던 최경주는 4번홀(파4.493야드)에서 티샷한 공을 규정시간(5분) 동안 찾지 못해 로스트볼 처리를 했다. 순식간에 2타를 까먹고 다시 티샷했지만 리듬이 깨져 결국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당시 최경주가 잃어버린 공은 바로 뒷조에서 경기하던 애덤 스콧(호주)이 찾아냈다고 ESPN은 밝혔다. 그린에서 150야드 못 미친 벙커 안에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페어웨이 주변에 두명의 경기 진행요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카트에 앉아 졸고 있다가 자신들의 머리 위로 날아간 공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얼떨결에 실제 공이 떨어진 지점보다 훨씬 뒤쪽에 공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바람에 최경주 일행이 공을 찾을 수 없었다"는 놀랄 만한 내용도 공개했다.

스콧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요원이 엉뚱한 방향을 가리킨 것이 확실하다. 내리막 경사에 뒷바람까지 불어 최경주가 티샷한 공은 이들의 생각보다 훨씬 멀리 날아갔다"고 말했다.

ESPN은 "소식을 접한 최경주가 '경험을 통해 한 수 배웠다. 다음번엔 코스 곳곳을 샅샅이 뒤져야겠다'고 말한 뒤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아량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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