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동부화재 송인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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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제야 떳떳하게 회사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 지난 83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한 이래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할 수 있게된 동부화재 송인기 (宋寅騎) 사장은 감회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사실 동부화재의 회사꼴은 말이 아니었다. 1천8백억원의 누적적자, 자기자본 완전잠식, 관리종목편입 등등…. 직원들도 독점시절을 생각하며 앉아서 영업하는 버릇을 쉽게 고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宋사장은 직원들에게 '서비스정신' 을 심어주는데 모든 것을 기울였다. 지난해는 업계 최초로 '보상서비스 품질보증제도' 를 실시, 24시간 보상직원이 대기하며 작은 사고라도 곧바로 출동하게 했다.

사장실에도 직통팩스를 설치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챙겼고 현장의 실천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편안한 잠자리는 잊어버렸다.

송사장은 한때 과격한 (?) 경영전략때문에 업계에서 '왕따' 를 당하기도 했다.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 지급일을 어겼을 경우 회사가 10만원의 위약금을 내준다든지, 보험료를 6회에 나눠 내고 자동갱신하게 하는 등 다른 손보사 사장들이 보기에는 이익이 안되는 일만 나서서 했기 때문에 사장단 모임에도 못오게 했다.

그러나 송사장은 직접 근거자료를 싸들고 다른 회사 사장들을 찾아가 "당장은 불편한 점이 있지만 업계전체가 이익을 보는 일" 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이제 더이상 업계에서 송사장을 '왕따' 취급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 그의 전략을 인정하고 함께 상품을 만들었다.

비록 올해는 다른 회사에 못미치는 6% 배당에 그쳤지만 이제 '누더기 회사' 라는 오랜 오명을 벗어던지고 새출발을 한다는데서 27일 주총을 맞는 宋사장의 올해 감회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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