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때리기' 노태우씨도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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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현직 대통령들이 역사논쟁 등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18일에는 노태우 (盧泰愚) 전 대통령까지 거기에 끼어들었다.

그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자금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며 김영삼 (金泳三) 전 대통령을 조목조목 비난했다.

그는 대선자금과 '자질론' 등 두 갈래로 YS를 공격했다.

그는 "92년 대선자금은 나에게 들어오지 않고 (YS가) 직접 받았다" 고 주장했다.

그동안 盧전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그런데 YS가 최근들어 5, 6공을 쿠데타세력으로 매도하고 나서자 '반격에 나선 것' 으로 정치권에선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YS도 대선자금에 대해 정치권의 오랜 관행임을 내세워 비켜갔다.

논란이 터질 때마다 "정당운영.선거운동의 관행에 비추어 정당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던 것" 이라는 말로 넘어갔다.

그러나 이날 YS 대변인 역할을 하는 박종웅 (朴鍾雄) 의원은 "YS가 (대선자금을) 직접 받긴 했다" 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누구 (盧전대통령) 처럼 비자금을 만들거나 축재한 사실은 없고 곧바로 당에 집어 넣었다" 고 역공을 취했다.

盧전대통령의 YS에 대한 공격은 자질론 부분에서 거칠다.

"김영삼 대표의 자질을 착각했다" "YS는 민주주의와 관계없는 권력투사" "김동영 의원이 작고했을 때 YS는 내 앞에서 눈물을 흘려 정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분석해보니 내가 색맹 (色盲) 환자가 됐었다" 는 회한섞인 얘기를 했다.

"DJ는 꼼꼼하게 메모했지만 YS는 메모를 전혀 하지 않고 당에 가서 나의 지침을 제멋대로 내렸다" 고 기억했다.

이에 대해 金전대통령측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종웅 의원은 "추징금 문제 등에 대한 배려를 끌어내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아부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 받아쳤다.

朴의원은 "YS는 대선에서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 직후엔 국민 90%의 지지를 받았다" 며 "YS에게 능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겠느냐" 고 주장했다.

YS는 17일 4.19묘역으로 가는 차 안에서 "盧전대통령이 내가 민자당 후보가 되는 것을 방해했었다" 고 말했다는 게 朴의원의 전언이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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