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0% “뚱보로 사느니 차라리 알코올 중독자가…”

중앙일보

입력

살을 빼고 싶은가. 아니 지금 다이어트 중인가.

영국의 한 항공사는 비만 승객에게 사실상 두 배의 요금을 내도록 하는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쯤 되려면 남자는 130㎏, 여자는 100㎏를 초과해야 하니 걱정하실 분이 별로 없겠지만 앞으로 ‘비만세’라는 신설 세금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겠다. 살과의 전쟁을 치르려면 우선 적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비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다음은 ‘비만에 대한 새로운 사실 20가지’다. 대부분이 미국의 사례이지만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 복수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15~30%는 뚱보가 되느니 차라리 노총각ㆍ노처녀로 평생 지내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게 낫다고 답했다.

2. 미국의 베이비 시트(유아용 자동차 보조 의자) 제조업계에서는 얼마 전부터 사이즈가 큰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세 이하 유아 가운데 25만명은 기존 모델이 너무 작아 앉을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 예일대 식품 정책과 비만을 위한 러드 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응답자 4000명 가운데 절반 가량은 날씬해질 수만 있다면 수명을 1년 단축해도 좋다고 답했다.

4. 응답자의 5%는 뚱보가 되느니 차라리 팔 다리 하나를 잃는게 낫다고 답했고 4%는 뚱보가 되느니 차라리 시각장애인이 되는 게 낫다고 답했다.

5. 1991년부터 2000년 사이 미국인의 평균 체중은 10년 만에 3.85㎏ 늘었다.

6. 2004년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승객의 예상 평균 체중을 남자의 경우 77㎏에서 83㎏로 늘려 잡았다.

7. 2000년의 경우 항공사들은 승객의 몸무게 때문에 연료 구입 비용을 2억 7500만 달러(약 3000억원)나 추가로 지불했다. 항공 노선마다 좀 다르긴 하지만 기내식으로 땅콩도 주지 않고 사먹으라고 하는 항공사가 속출하고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8. 멕시코 출신의 마누엘 우리베(44)는 지금은 식이요법과 수술로 체중 감량에 성공해 380㎏(그래도 아기 코끼리 다섯 마리의 몸무게를 합친 것과 같다)가 되었지만 10여년전만 해도 몸무게가 597㎏나에 달했다. 2001년부터는 하루 종일 침대에서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남편의 늘어나는 몸무게에 공포를 느낀 아내도 그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9. 2002년 버진 어틀랜틱 항공사는 웨일스 출신의 바버라 호슨에게 2만 4100 달러(약 3000만원)을 지급했다. 미국행 항공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뚱보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줄곧 오징어처럼 짓눌려 있었다는 이유다. 바버라는 비행기에서 내린 후 병원에 곧장 입원했는데 검사 결과 가슴에는 응고된 피 덩어리가 발견되었다. 다리 근육도 파열되고 좌골 신경통에 걸려 1개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10. 듀크대 병원 연구진은 몸무게를 10㎏만 줄여도 성생활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 보고를 내놨다.

11. 비만은 흡연에 이어 죽음에 이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물론 둘 다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12. 미국 보훈처에 따르면 보건 의료 혜택을 받은 재향 군인 750만명 가운데 70% 이상이 과체중이며, 20%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실명, 팔 다리 절단, 신장병, 심장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 2004년 패스트푸드 체인 하디에서 1420 칼로리에 지방이 107g 들어 있는 ‘괴물 버거’(Monster Thickburger)를 내놓았다. 참깨 뿌린 빵 조각에 131g짜리 쇠고기 조각 2개에 베이컨 4조각, 치즈 슬라이스 3개, 마요네즈를 올린 것이다.

14. 머드 파이의 고향은 미시시피다. 케이전 프라이드 피칸, 감자 크런치,새우 튀김, 생선 등이 들어 있는 파이다. 미시시피 주는 미국에서 비만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미시시피 주 성인의 25%가 비만이다. 이게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15. 최근 연구 보고에 따르면, 비만은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6. 한편 수면 부족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7. 뚱뚱해서 잠 못 이루고 잠을 푹 자지 못하기 때문에 다시 뚱뚱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18. 조상 대대로 먹어오던 식습관을 갑자기 버리는 것은 위험하다. 애리조나 주에 사는 원주민과 피마 인디언들은 생활 습관을 서구식으로 바꾸면서 비만, 제2형 당뇨병, 고혈압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 미국서 병적인 비만 상태인 사람들만 모아서 같은 주(州)에 살게 한다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인구 12위에 랭크될 것이다. 버지니아 주 인구보다 많다는 얘기다.

20. 2003년 연구 보고에 따르면 뉴욕 소재 초등학교 학생 가운데 21%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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