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사업 집값 年1.4%올라야 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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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임대주택 사업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다. 금리가 크게 떨어진데다 주택값과 전세값이 지난해 12월 이후 소폭이지만 꾸준히 오르고 있어 임대주택 사업의 채산성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주택을 구입해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은 전국에 4천6백71명, 임대주택 수는 3만9천5백60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 비해 임대사업자 수는 2백19명, 주택 수는 1천8백74가구가 늘어 3개월만에 각각 5%씩 증가됐다.

건교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급증 추세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채산성이 높아지면서 임대주택사업 수요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 임대주택사업이 금융투자보다 나을까 = 금리가 높을 경우 돈을 은행에 넣어 굴리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요즘처럼 금리가 10%대 이하를 유지할 경우엔 임대주택사업이 훨씬 수익성이 높을 수 있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이후 크게 떨어진 집값과 전세값이 점차 회복되는 분위기여서 앞으로 임대주택사업의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서 24평형 아파트 5가구를 매입해 세를 놓고 있는 李모씨의 경우를 통해 임대주택사업의 채산성을 따져 보자. 李씨는 가구당 8천7백만원에 매입해 전세 2천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받고 있다.

전세보증금을 빼고 5가구를 사는 데 실제로 들어 간 돈은 3억3천5백만원. 이 돈을 은행에 저축해 연 9% (세후 6.82%) 복리로 굴렸을 경우 5년뒤에 세금을 공제한 이자 1억3천1백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매월 받는 월세에서 임대소득세 등 제반 비용을 뺀 후 같은 조건으로 은행에 넣을 경우엔 이보다 3천1백8만원이 적은 9천9백92만원의 목돈이 생긴다. 이 차액의 보전 여부는 집값 상승여부에 달려 있다.

만약 5년뒤 아파트를 7.14% (연 평균 1.4%) 정도 값이 오른 가구당 9천3백21만원에 팔수 있다면 금융투자를 한 경우와 수익이 똑같고 집값이 그 이상 오르면 그만큼 더 높은 수익을 남긴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집값 회복세와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연 평균 1.4% 이상의 집값 상승은 충분히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같은 가정은 금리가 현재 수준을 지속할 경우를 전제로 한다. 만약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경우엔 수익률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 임대주택사업의 성공 포인트 = 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 김정렬 소장은 "임대주택사업은 무엇보다 입지 여건이 가장 중요하다" 고 강조한다.

지하철과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처럼 매매값 대비 전세값 비율이 높은 단지가 좋다. 임대수요가 많을 뿐만 아니라 환금성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 공단이나 대학 인근 등 임대수요가 많은 지역이 전세 순환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적지 (適地) 다.

특히 5년후 팔 때를 감안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을 골라야 한다. 중대형보다 소형 아파트를 고르는 것도 요령. 사업의 안전성과 투자성을 고려할 때 소형 주택이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기 때문.

임대 방식은 전세보다 월세가 낫다. 월세 금리는 여전히 월2부를 받는 게 관행이므로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진다.

임대주택사업은 5년간 돈을 묶어 두는 것이므로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만으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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