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국 '한파' 청와대도 한숨…대통령 방러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부가 러시아 정국의 급박한 상황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이달말 러시아 방문 때문이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와 총리 해임에 가려 정상외교의 효과가 반감될까 걱정해서다.

金대통령은 주변 4대국을 대상으로 한 햇볕정책 세일즈의 마무리로 러시아 방문을 생각하고 의욕을 보여왔다.

또한 잠수함 등 러시아제 방산물자 구입.원자력 협력.나홋카공단 추진 등 다양한 협조방안을 챙겨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러시아 쪽에 생긴 것이다.

옐친에 대한 탄핵 동의안이 국가 두마 (하원)에 제출되고, 12일에는 옐친이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를 해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외교통상부는 정상 방문에 차질을 줄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13일 "뜻밖의 장애물이 등장했다" 면서도 "金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옐친 대통령이 탄핵당할 가능성은 극히 작다" 는 게 러시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옐친 대통령이 정국 혼란 때마다 병원에 입원해 '병실정치' 를 펴왔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양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