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엔 계층차등 없어야"-알마고르 예술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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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이스라엘의 수도는 성지 (聖地) 예루살렘이지만 문화의 중심지는 텔아비브이다. 공연과 전시 등 문화활동이 활발하게 열리는 것은 물론이고 문화정책 면에서도 이스라엘을 리드하는 도시가 바로 지중해 연안도시 텔아비브이다.

국립극장이 수도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있는 것만 보아도 이 도시의 문화적 중요성은 금세 드러난다.

바로 이곳 텔아비브 시의회의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길라 알마고르의 프로필도 텔아비브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준다.

위원장이라는 직함은 정치적인 냄새를 풍기지만 알마고르에게서 정치인의 이미지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의회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런 색채를 전혀 드러내지 않는데는 그가 아직도 무대에 서는 현직배우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바뀔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화예산을 확보해내는 그녀는 요즘 특히 2000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정열을 쏟고 있다.

그 어느 나라보다 교육과 문화에 관해 열성인 이스라엘의 문화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이스라엘에는 문화 바스켓이라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6세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까지의 학생들한테 주어지는 일종의 문화혜택 정책입니다. 부모가 부자이건 가난하건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아주 어려서부터 문화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1년에 6개의 공연과 4개의 전시를 무료로 보여주는 것으로 비용 대부분을 정부와 시가 재정지원합니다. "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사람이 향유하는 예술' 이라는 이스라엘인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는 정책인 셈이다.

알마고르는 우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이스라엘에서는 가장 명성높은 여배우의 한사람. 지난해 이스라엘 오스카상 공로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17세부터 시작한 그의 배우일생을 통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 (89년) 등 연극과 영화.TV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배우로서의 삶과 함께 문화정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현재 2천여명의 예술가들로 구성된 이스라엘 예술가 협회 창립자의 한사람이기도 하다.

텔아비브 =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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