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선거구제 3당 기상도] 득실계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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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야 3당은 정치개혁 협상의 결과로 중선거구제가 도입될 경우의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의석 2백70석 (지역 2백3석, 비례대표 67석)에 '1선거구 3인' 의 중선거구제를 전제로 할 경우 국민회의는 '맑음' , 자민련은 '안개' , 한나라당은 '흐림' 의 3당3색 예보 (豫報) 를 내놓고 있다.

국민회의가 자체분석한 중선거구제하의 예상 의석수 (현 1백5석) 는 1백5~1백15석. 지난해 6.4 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 득표율을 잣대로 후보군의 확대 등 여당 프리미엄을 가미한 분석이다.

중선거구제라면 어떤 경우든 1백석을 넘겨 제1당 도약은 물론 자민련과 합쳐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 (서울+인천.경기) 의 1백18석 중 국민회의가 55~60석,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20석씩을 나눠갖게 되고 기반지역인 호남에서 30석 (총 34석) 확보가 무난할 것이라는 얘기. 영남지역 (총 75석)에서 10~20% 정도인 7~15석을 잠식할 수 있고 충청권에서도 9석 (총 30석) 내외의 약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도 했다.

반면 자민련은 "수도권, 영.호남 취약지역의 3등 당선이 가능할 것" 이라는 원외위원장과 중.대선거구 지지자들의 낙관적 기대와, 충청권 주축의 소선거구제론자들의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

소선거구제론자인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는 중선거구제에서 충청권의 자민련 의석수가 최대 절반가량 줄 것이라며 고개를 흔들고 있다.

1구3인의 중선거구제로는 23석의 충청권 지역구 중 3분의1 정도밖에는 건질 수 없다는 예측이다.

자민련이 복수공천을 한다 해도 표가 분산돼 고정표가 만만찮은 국민회의.한나라당에 나머지 2석은 내줄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이 경우 자민련의 충청권 지역구 의원이 7~8석 정도로 줄고 비례대표의석 (7석) 중 4~5석을 건져봐야 11~13석 정도여서 충청권의 자민련 의석 (현재 26석) 이 급감한다는 것. 반면 영.호남 지역정서상 '자민련 3등당선' 의 가능성은 실제로 크지 않아 충청권의 감소분을 벌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중선거구제에서는 당의 주축인 영남권 의원들의 상당수 공천탈락이 불가피해 계파갈등의 소지가 있고 선거구 또한 여권의 입맛대로 조정될 수 있어 중.대선거구 반대입장을 고수중이다.

내년 총선에서도 호남 고립구도의 소선거구제가 유리하다는 속셈. 6.4 지방선거 득표율 기준의 한나라당 예상의석수도 1백2석에 그쳐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훈.이상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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