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포향 무명신인 김종천 '다크호스'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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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도대체 누구야?" 지난 8일 포항과 경기를 치르던 프로축구 수원 삼성 프런트 직원이 소리를 질렀다. 듣도 보도 못한 포항 선수 한 명이 발빠르기로 소문난 서정원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스피드로 마크하고 있었기 때문. 서는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다 후반엔 아예 반대편으로 피해갔다. 포항의 새로운 왼쪽 날개 김종천 (23) 이 주인공이었다.

김은 올시즌 신인 드래프트 7순위에다 연봉은 1천만원이 채 안된다. 국가대표 경험이나 눈에 띄는 수상 경력도 없다.

중앙대 은사인 서현옥 감독 (현 호남대) 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프로에 얼굴을 내밀기도 힘들었겠지만 호주 전지훈련에서 당장 코칭 스태프의 눈에 띄었다.

1m69㎝.67㎏으로 '롱다리' 와는 거리가 멀지만 '저중심 설계' 였다. 바닥에 달라붙어 미끄러지는 듯한 몸놀림에 용수철같은 탄력을 갖췄다.

1백m를 11초7에 주파하는 스피드에 흠잡을데 없이 당당한 체격이다. 김은 장딴지 부상으로 뛰지 못하다 지난달 21일 부천 SK전에 첫 출전했고 지난 5일 대전전에서 정상남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신고식을 마쳤다.

윙백으로서 수비는 물론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돋보이고 주저함이 없는 슈팅 실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최순호 코치는 "어떻게 저런 실력을 갖추고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 말했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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