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1시간내 결과 통보' 신종플루 신속 검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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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진단을 위한 검사법에는 2종류가 있고…①‘신종플루 신속항원 검사’는 1시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나 양성으로 나올 확률이 평균 50%로 이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 음성이라 하더라도 인플루엔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가격은 3만원 내외…②‘신속항원 검사+신종플루 확진 검사’는 가장 정확한 배양검사로 결과는 2~4일 정도 소요되며 가격은 13만원 내외.”

이씨는 고민이 됐다. '신종플루 확진 검사'는 신종플루 감염 여부 확인은 정확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결과가 늦게 나온다는 단점이 있었다. ‘신속항원 검사’는 비용이 싸고 1시간 이내에 결과가 나오긴 하지만 ‘음성이라도 신종플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문구 때문에 망설여졌다. 간호사에게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물었지만 “본인의 판단에 맡긴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가뜩이나 신종플루가 아닐까 걱정되는데 ‘어떤 검사를 해야 할지’헷갈리는 상황까지 겹친 것이다.


이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의심 환자들의 글이 주요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검사 결과를 빨리 알고 싶어 항원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음성으로 나오긴 했지만 어쩐지 찜찜하다” “‘진짜 음성’일 가능성이 50%에 불과한데 도대체 왜 이런 안내서를 주는지 모르겠다” “괜히 비용만 더 들어가는게 아닌지 의문이다”“병원에 가도 두 가지 검사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지 않아 헷갈렸다”등의 내용들이다.

일부 병원에서 안내하고 있는 ‘저렴한 값에 빨리 알 수 있는’ 검사법은 신속항원진단검사법이다. 검사 결과 신종플루에 대한 음성이 나오더라도 확실한 음성일 가능성은 50%에 불과하다. 감염 여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확진 검사’가 필수다.

서울대병원 감염관리실장 이환종 교수는 “쉽게 말해 간이검사와 정규검사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신속항원진단검사를 해서 음성이 나와도 신종플루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성이 나와도 신종플루일 수도 있고 다른 인플루엔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최근 발생한 신종플루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부적합한 검사”라고 말했다.

이에 A병원측은 “부정확하기는 해도 의심환자가 결과를 빨리 알고싶어하기 때문에 검사를 두 종류로 나눠 공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책본부에서 어떤 매뉴얼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일부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권고하는 신속항원진단법으로는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알 수 없고 건강보험 적용도 되지 않으니 굳이 이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며 “의심 환자가 혼란을 겪지 않도록 이 검사법은 사용하지 말도록 대한의사협회 등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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