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반응] 美 '비극적인 실수' 중국에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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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나토군의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건이

유고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장애가 될까봐 전전긍긍한다.

이 때문에 중국측에 계속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중국측의 화를 가라앉히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건이 불상사임을 강조, 나토의 기존 전략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7일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던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8일 이 사건에 대해 "비극적인 실수" 라고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하고 "중국 국민들과 지도부에 대해 충심어린 유감과 조의를 전하고 싶다" 고 말했다.

미 국방부도 케네스 베이컨 대변인을 통해 이날 "대사관을 공격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 폭격은 실수였다" 고 해명했다.

제임스 새서 주중 미국대사도 8일 밤늦게 '애도와 가책' 의 뜻을 중국측에 전달했다.

오는 12일 중국방문 예정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8일 중국에 개인적 유감 메시지를 전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유고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본에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유고특사 및 카를 빌트 유엔 사무총장 특사와 회담을 갖고 "우리들은 중국대사관 폭격사건이 유고사태의 정치적 해결노력을 탈선시켜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고 발표했다.

빌트 특사는 "이번 사건으로 유엔안보리의 유고분쟁 종식작업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고 지적,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가진 중국의 분노 때문에 유엔의 유고사태 해결노력이 꼬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체르노미르딘 특사는 "문제가 가능한한 신속히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8일 나토측에 유고 공습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8일 "나토 동맹국들의 공습은 정치적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될 것" 이라고 밝혔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자체적으로 진상파악에 나서는 한편 유고사태 해결에는 나토보다 유엔이 더 적격이라는 점을 은근히 홍보 (?

) 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건을 반인륜적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토측에 유고공습을 전면 중단토록 촉구했으나 이로 인해 '판을 깰' 의사까지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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