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작년 '헛장사'…1,000원 팔때마다 18원씩 밑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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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은 1천원의 물건을 팔 때마다 18원씩 밑지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적자폭은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62년 이후 최대다.

적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인건비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98년 기업경영 분석' 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0.7%에 불과, 97년 11%에 크게 못미쳤다. 이는 수출이 29.6% 늘었음에도 내수가 14.9% 줄어듦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부진속 인건비 부담이 매출액 대비 11.4%에서 9.8%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료비 (48.1→49.4%) ▶자산재평가 실시로 감가상각비 (4.7→5. 4%) ▶불량 매출채권 증가로 대손상각비 (0.5→1. 4%) 등이 늘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1년전의 8.3%에서 6.1%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금융비용 부담률이 매출액 기준 97년말의 6.4%에서 9%로 치솟으면서 영업외수지도 97년의 - 8.6%에서 - 8%로 소폭 개선에 그쳤다. 이 때문에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이 97년 - 0.3%에서 - 1.8%로 크게 떨어졌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97년말의 3백96.3%에서 지난해말 3백3%로 낮아졌으나 자산재평가분 37조원을 빼고난 부채비율 감축효과는 3%포인트에 불과, 차입금 상환과 자기자본 확충 등 실질적인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정호 (鄭政鎬)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금융비용 부담률 9%는 일본 0.9%, 대만 2.2%에 비해 크게 높아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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