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궁'의 정체는…中 최고과학자 공개토론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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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룬궁 (法輪功) 한판 붙자. 창시자 리훙즈 (李洪志) 는 나와라. ' 중국과학원의 원사 (院士) 허쭤슈 (何祚휴.71)가 도전장을 냈다.

파룬궁이 진정한 기공의 일파인지, 아니면 불교를 모방한 한낱 종교적 사기극에 불과한 것인지 공개토론으로 시시비비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何는 바로 지난 4월 25일 파룬궁 수련자들의 중난하이 (中南海) 시위에 불을 질렀던 장본인. 톈진 (天津) 과기대에서 4월 출판한 '청소년 과학기술 박람' 잡지에 파룬궁 비판 글을 게재한 게 발단이었다.

그는 잡지에서 "기공을 잘못 수련하면 정신병자가 된다" 고 주장했다.

何의 전공은 이론물리학. 원사는 중국학자 최고의 영예로 극히 일부에만 수여된다.

자연 그의 발언은 중국사회에 적잖은 무게를 지닌다.

何는 몇년 전부터 파룬궁이 미신 냄새를 짙게 풍기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해왔다.

이미 '거짓과학을 밝힌다' 등과 같은 책을 출간, 파룬궁과의 전쟁을 벌여오던 터였다.

양측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 허쭤슈 = 젊은이는 달리기나 수영 등 활발한 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해야 한다.

앉아서 도를 닦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신체를 단련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그러나 나는 파룬궁 창시자 리훙즈, 또는 그가 파견한 대표와의 공개적인 토론을 환영한다.

일반 수련자들과 일일이 다 논전을 벌일 수 없다.

리훙즈가 차지하는 위치만큼이나 나의 위치 역시 작은 게 아니다.

◇ 리훙즈 (5월초 호주에서 열린 파룬궁 집회에서) =중국 정부는 파룬궁을 한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

우리는 정치와는 관련이 없다.

톈진시 공안들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체포한 것은 중앙정부의 뜻과는 무관하게 일부 인사들의 이해관계와 관련, 권력을 남용해 저지른 것이다.

또 파룬궁은 종교조직도 아니다.

4월말의 시위는 평화적인 방법을 이용, 파룬궁의 뜻을 중앙정부에 전달하려 한 행위일 뿐이다.

세계는 현재 외계인들의 인류사회 침투로 타락하고 있다.

외계인들은 인류의 영혼을 부식시키고 신체를 지배하기 위해 활동 중이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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