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종 플루 테마주 조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금융감독원이 신종 플루 관련 주식을 대상으로 한 주가 조작을 뒤늦게 경고하고 나섰다. 이미 신종 플루 테마주는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다. 일부 급등 종목은 최근 하한가를 기록해 뒤늦게 달려든 투자자들이 낭패를 봤다.

금감원은 13일 “최근 증시에서 신종 플루 테마주의 주가가 실적과 상관없이 급등했다”며 “테마에 편승한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테마주로 분류된 35개 종목의 절반에 이르는 16개 종목의 주가가 최근 2개월 사이 50% 이상 올랐다. 이 중에는 주가가 3~5배가 된 종목도 있다. 특히 신종 플루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제약사나 진단 제품 생산 업체보다 마스크, 공기청정기, 손 세정제 등 파생 업종의 주가가 더 많이 올랐다. 금감원은 “테마주 가운데는 실제로 매출이 늘어나지 않은 기업도 있고, 실적을 감안할 때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종목도 많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이 감독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테마주로 분류된 일부 업체는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주요 주주나 임원이 차익 실현을 마친 경우도 있다. 일부는 신종 플루 관련 사업 계획을 공시한 것만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그동안 감독 당국의 주의 조치는 없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종 플루가 우리나라보다 더 많이 퍼진 해외에서는 관련 제약사의 주가 상승률이 30%(신종 플루 첫 발생일 기준)를 넘지 못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