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사태 주역들 귀국 투쟁 벌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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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국 천안문 (天安門) 사태가 1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외 반체제 인사들은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시도하는 등 불씨를 되살리려는 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해외인사들의 경우 귀국투쟁 등을 통해 체포당하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원천봉쇄로 맞서고 있다.

지난 4월 15일은 개혁파 후야오방 (胡耀邦) 전 당총서기의 사망 10주년이 되는 날. 중국내 반체제 조직 '중국민주당 (CDP)' 소속의 가오훙밍 (高洪明) 등 3명은 천안문광장에 진입해 기념행사를 준비하려 했으나 중국공안당국의 저지로 불발에 그쳤다.

해외에 망명중인 반체제 인사들은 조를 짜서 귀국 투쟁에 줄지어 나설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난 5일 한국을 거쳐 베이징 (北京) 으로 가려던 왕시저 (王希哲.49)가 그 신호탄인 셈. 79년 '베이징의 봄' 의 주역인 王은 뉴욕발 서울행 아시아나 221편으로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 중국행 아시아나 331편으로 갈아타기 위해 보세구역에서 기다리던 중 공항 직원으로부터 중국 당국의 입국 불허 방침을 전해들었다.

잠시 공항에서 항의를 표하는 시위를 벌인 그는 결국 방콕으로 떠났다.

반체제운동의 주류파인 웨이징성 (魏京生.49) 등이 미국 의회의 자금지원을 받으며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반면 자금지원이 차단된 王 등 비주류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귀국 투쟁을 계속할 생각이다.

또 현재 프랑스에 체류중인 천이쯔 (陳一諮) 의 귀국설도 나오고 있다.

그는 천안문 시위때 호의적이었다는 이유로 실각된 자오쯔양 (趙紫陽) 전 당총서기의 측근이었던 인물.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이들이 아예 중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중간 기착국과의 협조를 통해 입국을 막고 있다.

천안문사태는 지난 89년 胡전 당총서기 사망후, 4월 20일 천안문 광장에서 그의 명예회복과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10만여명이 시위를 벌이며 시작됐다.

이후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온건파 자오쯔양 총서기와 강경파 리펑 (李鵬) 총리측이 대립했으나 강경파는 6월 4일 새벽 계엄군을 진입시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천안문 유혈사태 일지

1989

4.15 후야오방 전 당총서기 사망

4.20 천안문 광장서 10만여명 사민.학생 민주화 요구하며 추모시위

4.28 시위 전국으로 확산, 50만명 집회

5. 4 5.4운동 70주년 기념 대규모 평화시위 강행

5.20 중국당국, 베이징 계엄령 선포

6. 3 중국군, 오후 10시 탱크 앞세우고 천안문광장 시위자 진압개시

6. 4 천안문 대학살 발생

6.24 제13기 4차 중국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 폐막.

온건개혁파 자오쯔양 축출. 장쩌민이 총서기로 선출됨.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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