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스타와 팬, 윈- 윈하는 방법은 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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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스타를 통해 대리만족의 기쁨을 누린다. 아이돌그룹 동방신기의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모습. [중앙포토]

소속사와 법정 소송 중인 인기 아이돌그룹 동방신기의 세 멤버(시아준수·영웅재중·믹키유천)를 보호하기 위해 팬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본지 8월 22일자 17면> 세 멤버는 7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팬클럽 ‘카시오페이아’는 지난달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동방신기 멤버들이 정당한 인권 보호를 받게 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12만 1073명의 서명과 함께 제출했다. 이미 모 신문 1면에 동방신기의 목소리를 대변한 지면 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또 다른 아이돌그룹 빅뱅의 팬클럽도 집단행동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표절에 대해 방송하던 중 빅뱅의 리더 G-드래곤이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노래를 선곡했다. 빅뱅의 팬들이 ‘G-드래곤을 비난했다’며 해당 프로그램의 게시판을 항의성 글로 도배했다. 이 두 사건을 통해 스타와 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생각 키우기

①청소년들은 왜 스타에게 열광하나

문화 연구가들은 청소년이 스타에게 열광하는 이유를 사회적 약자라는 위치와 그들을 둘러싼 경쟁적인 환경에서 찾았다. 아이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불안함과 치열한 입시 경쟁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탈출구로 스타에게 몰두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아이돌 스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최고의 인기를 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들은 자신과 비슷한 연령에 뛰어난 외모와 노래·춤 실력을 갖춘 스타를 ‘꿈꿔 오던 자신의 모습’으로 동일시하기 쉽다. 현실에서 자신이 겪은 좌절을 스타의 성공으로 보상받으려 하기도 한다. 스타의 인기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관련 상품을 무리해 구매하거나 라이벌 스타의 팬들과 적대적 관계를 맺는 것도 이 때문이다.

②팬이란 어떤 존재인가

좋아하는 스타를 추종하는 데 그치던 팬들의 활동이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의견을 규합해 필요에 따라 서명운동을 하거나 시위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벌인다. 기획사가 아이돌그룹의 멤버를 교체하려 할 때 팬클럽이 강력히 항의해 저지한 예도 있다.

스타의 입장에서 팬은 강력한 지지와 함께 애정 어린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 유일한 존재다. “가수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너무 자주 출연하는 것 같으니 지양해 달라”는 식의 조언도 서슴지 않는다.

왜곡된 방식의 스타 사랑은 경계해야 한다. 스타에게 고가의 선물을 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거나 홈페이지 해킹, 휴대전화 복제 등으로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도 적지 않다.

③스타와 팬의 바람직한 관계는

스타가 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 팬들은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이며 모방하려 든다. 그래서 스타의 언행에 실수가 있을 때 일반인에 비해 혹독한 질타가 가해진다. 자신을 지켜보는 팬들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것이다.

팬은 스타의 든든한 지원자다. 하지만 과도한 지지나 맹목적인 애정은 오히려 스타에게 해가 된다. 관심과 함께 객관적인 비판도 마다하지 않을 때 스타와 팬이 함께 발전하고 변화할 수 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형수 기자

www.jnie.co.kr에 생각 키우기 문제와 예시 답안이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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