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절전 ‘그린 메모리’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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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성능은 지금보다 낫고, 전력소모는 적은 반도체 없나요.”

삼성전자에서 메모리반도체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임원이 지난해부터 국내외 서버·PC업체에서 가장 자주 듣는 요청이다. 성능을 높이면 그만큼 전기를 많이 먹는 것이 상식이지만 탄소배출권 이슈다, 친환경 경영이다 해서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해 온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요구에 부응해 내놓은 제품이 40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급 2Gb(기가비트) DDR3 D램이다. 7월 세계 처음으로 양산에 들어갔다. 이 DDR3 D램을 앞세워 고성능 서버 시장을 필두로 노트북·PC 시장을 공략한다고 9일 밝혔다. 이른바 ‘그린 메모리 프로젝트’다.

이 회사에 따르면 DDR2 D램은 400∼800M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내는 반면 DDR3 D램의 처리속도는 800Mbps∼1.6Gbps로 두 배 빠르다. 소비전력은 대폭 줄였다. 서버에서 48GB(기가바이트) 용량의 메모리를 사용할 때 60나노 1Gb DDR2 D램은 102W의 전력을 소비하지만, 40나노 2Gb DDR3 D램은 28W의 전력을 써 최대 73%의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

전동수 부사장은 “40나노 DDR3 D램의 동작 전압을 세계 최저인 1.35V로 낮췄다.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갈수록 대용량 D램을 탑재해야 하는 서버업계의 고민을 해결한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반도체 시장 조사회사인 아이서플라이는 세계 DDR3 D램이 비트 기준으로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0%에서 2012년 82%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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