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먹는 나무' 나온다 - 산림청 손성호박사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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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최근 선진국에서 생태적 환경정화 대책의 하나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환경 정화 나무' 가 한국에서도 개발됐다.

산림청 산하 임목육종부 (경기도수원시오목천동) 의 손성호 (孫聖鎬) 박사팀은 2일 전북대 유전공학팀과 공동으로 3년여의 연구 끝에 현사시나무를 환경정화수 (樹) 로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우선 카드뮴.납 등 중금속을 빨아들여 독성을 없애는 단백질 (Ferritin) 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올챙이로부터 분리해낸 뒤 이를 식물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인 아그로박테리아에 삽입시켜 현사시나무의 세포핵 속으로 넣었다.

이 단백질은 나무에 주입된 뒤 땅속 중금속을 흡수, 이온결합을 통해 중금속을 무해한 상태로 세포속에 축적해 땅과 공기를 정화했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이 과정을 거친 개량 현사시나무는 보통 포플러보다 3배 이상 많은 중금속을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중금속을 많이 축적한 이후에도 나무의 세포 등 생장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孫박사는 "2~3년 가량 심어놓은 뒤 꽃을 피우기 전에 나무를 태워 없애면 생태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 말했다.

그는 "나무가 죽을 경우 축적된 중금속이 도로 토양으로 흡수되고 꽃이 필 경우 꽃가루의 중금속이 다른 나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2~3년만에 베어내는 것이 좋다" 고 설명했다.

수원 =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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