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뽕나무 되살린다…잠실7동에 가로수 심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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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도시개발에 밀려 추억 속으로 사라진 잠실 뽕나무가 되살아 난다.

서울송파구 잠실7동은 정신여고 인근 양잠길을 '뽕나무 거리' 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2일 3년생 뽕나무 5백그루를 탄천 유휴지에 심기로 했다.

잠실7동측은 이 뽕나무를 3년간 키운 뒤 양잠길에 현재 조성된 플라타너스 가로수를 뽑고 대신 심을 예정이다.

뽕나무 거리 조성은 뽕잎으로 누에고치를 키우다 71년 잠실 개발과 함께 타지로 흩어진 '부리도 기념사업회' 소속 원주민 63명이 묘목을 기증함으로써 결실을 맺게 됐다.

지금의 잠실 7동과 본동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 부리도는 섬이었던 잠실 일대가 물막이 공사로 육지로 변하기 전 신천리.잠실리와 함께 잠실 섬을 이뤘던 마을.

부리도는 예전부터 뽕나무가 많아 조선 초 누에고치를 키우는 방인 잠실 (蠶室) 과 국립양잠소격의 잠실도회 (蠶室都會)가 설치되는 등 잠실 일대의 양잠을 주도했던 곳이다.

그러나 개발과정에서 잠실.신천과 달리 부리도란 지명이 자취를 감추자 이를 아쉬워한 원주민들이 80년대 초 기념사업회를 조직, 매년 음력 10월 1일 상신제 (桑申祭) 를 지내고 93년 아시아공원내에 '부리도 기념비' 를 세우기도 했다.

기념사업회 김평국 (金平國.61) 회장은 "뽕나무 거리를 계속 늘려 옛 명성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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