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튼 테니스] 비너스, 동생 세레나 꺾고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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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승자의 환호성도, 패자의 눈물도 없었다. 경기가 끝난 뒤 어깨동무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자매가 있을 뿐이었다.

비너스 윌리엄스 (미국.18)가 29일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키비스케인에서 벌어진 립튼챔피언십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에서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 (17) 를 2 - 1 (6 - 1, 4 - 6, 6 - 4) 로 물리치고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지난 1884년 윔블던대회 결승 마우드 왓슨 - 릴리언 왓슨 경기 이후 1백15년만에 벌어진 '자매 결승' 은 윌리엄스 가족의 잔치마당이었다. 코트에서 자매의 열띤 접전이 벌어지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의 흥겨운 응원이 계속됐다.

'윌리엄스 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온 아버지 리처드는 세레나가 1세트에서 힘없이 무너지자 '세레나 파이팅!' 이라고 쓰인 종이로 바꿔 들었다. 아버지의 응원에 힘입은 듯 세레나는 2세트를 따냈지만 3세트에선 언니의 파워를 따라가지 못했다.

올해 가즈드 프랑스 테니스십과 에버트컵에서 우승하며 '언니보다 대성할 선수' 라는 평판을 들었던 동생 세레나는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자 세계랭킹 16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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