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영 투자의 결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남유선(서울대)이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결선에 진출, 7위를 하면서 한국 수영에 새 장이 열렸다고 흥분한 다음날인 16일 새벽(한국시간). 일본은 남자 평영 100m에서 기타지마 고스케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분0초08의 기록으로 미국의 브렌단 한센(1분0초25)을 제쳤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배영 100m의 스즈키 다구치 이후 16년 만의 남자 수영 금메달이다. 기타지마는 18일 열릴 평영 200m에서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수영에서만 4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자 배영의 나카무라 레이코 등이 기대주다. 일본의 전체 금메달 목표(10개)의 절반 가까이를 수영에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체격과 체력이 비슷한 한국과 일본이 수영에서 이렇게 큰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일본은 초등학교에서 대부분 수영을 가르치고 있어 저변이 매우 넓다. 국가대표로 뽑히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미야자키 일일신문의 쓰요시 구보노 기자는 해석했다. 우리나라의 양궁이나 태권도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2001년 설립한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 수영대표팀의 김봉조 감독은 "우리도 수영에서 전략 종목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강인한 정신력과 근성이 요구되는 남녀 접영.배영 200m 같은 종목은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아테네=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