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발칸] 유고공습후 세계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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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제사회는 공습 지지파와 반대 진영으로 쪼개졌다.

양측은 24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정면으로 격돌했다.

'무력행동 즉각 중지' 라는 러시아측 주장에 인도.브라질과 당사자인 유고연방 등 7개국이 동조했고, 미국의 '공습 지속' 쪽에는 NATO 가입국 (영국.프랑스.독일 등) 과 보스니아.슬로베니아 등 9개국이 줄을 섰다.

러시아는 브뤼셀 NATO본부의 군사대표를 소환하고 NATO와의 군사협력을 중지시켰다.

피터 벌리 미국 대리대사는 회의에서 "코소보의 인도주의적 참사를 피하고 더 이상의 침략과 탄압을 막기 위한 조치" 라고 공습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공습 개시와 함께 양 진영 정치 지도자들은 일제히 TV연설과 성명을 통해 공습의 정당성과 부당성을 세계에 호소하고 나섰다.

◇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 미국은 코소보 유혈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도덕적 명령을 수행하고 있다.

금세기 들어 두번이나 재앙을 몰고온 유럽 중심부가 더 큰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습은 불가피하다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 = 전 국민의 자유가 위기에 직면했다.

코소보를 외국 군대 손에 넘겨줄 수는 없다.

유고는 인내로 버텨나갈 것이며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절충안을 계속 밀고나갈 것이다.

◇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 NATO의 공습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

유엔 안보리 의결없이 공습한 것은 명백한 침략이다.

러시아는 군사적 성격을 포함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다.

◇ 장쩌민 (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 코소보 문제는 한 국가의 내부 문제다. 공습은 내정간섭이다.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다.

◇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 무력사용에 관한 모든 결정은 안보리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태 악화에는 유고연방의 책임도 있다.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무력 사용이 정당화되는 사례도 있다.

◇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 독일은 전쟁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 무력행동에 동참했다.

공습은 유고군 테러로 인한 참사와 조직적 인권침해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 유고가 지난해 10월의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이제 우리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철호 기자,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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