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본 중앙일보] 나토의 유고공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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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앙일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의 유고공습 결정을 25일자 1면 톱기사 등 여러 면에 걸쳐 비중있게 취급했다.

하지만 지면구성과 내용은 기본적으로 NATO중심으로 서방입장에 다소 치우친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전쟁 보도에서는 특히 균형감각이 중요하지 않을까. 러시아와 중국이 NATO의 군사작전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박스기사가 실리긴 했지만 중앙일보 독자적 입장에서도 NATO가 유엔의 승인없이 공습을 결정했다는 국제법상의 잘못을 보다 따끔하게 짚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동시에 이들 서방국가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에서의 인권유린이나 쿠르드 난민문제와 같은 제3세계에서 지속되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고통은 외면하면서도 유럽땅에서 벌어지는 분쟁에는 서둘러 개입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면 독자들에게 국제문제를 다루는 강대국들의 이기주의를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주한 (駐韓) 유고대사관측에 유고입장을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면 국제이슈를 다루는 중앙일보의 균형감각을 보여줘 다른 신문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로버트 할리 <인터뱅크한국지사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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