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정치권 물갈이 비교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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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DJ) 대통령과 김영삼 (金泳三.YS) 전 대통령의 정치권 물갈이 스타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둘다 '개혁 대통령' 을 자임하는 점은 공통된다.

실제로 96년 총선의 경우 국민회의 소속 당선자의 51%가, 신한국당 당선자의 40%가 각각 초선이었다.

YS는 당시 옛 여권의 두터운 벽을 뚫고 김문수.이재오.이우재 의원 등 과거 반체제 운동가 출신들까지 정치권에 진입시켰다.

당시 DJ는 전국구에 새 사람을 많이 배치했다.

정희경.이성재.길승흠 의원 등 전국구 13명 의원 중 초선이 무려 10명이나 됐다.

이를 두고 김정길 (金正吉) 청와대 정무수석은 "16대 총선에서 정당명부제가 채택되면 젊은 개혁세력들이 지역구보다 비례대표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고 전망했다.

가장 큰 차이는 金대통령이 70년대 이래 재야세력을 꾸준히 직접 관리해 '인재은행' 으로 활용해온 데 반해 金전대통령은 그런 특별한 세력이 없었다는 점. 평민연.신민연.통일시대 국민회의.통추.민주개혁 국민연합같은 집단들이 시시때때로 DJ의 정치세력으로 충원됐다.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은 "재야인사가 교도소에서 출옥하면 金대통령은 사람을 보내 약값을 쥐어주는 일이 흔히 있었다" 며 'DJ식 직접 관리' 방식을 소개했다.

김근태 (국민회의) 의원은 "金대통령 자신이 제도 정치권으로부터 오랫동안 축출됐기에 자연히 재야.시민운동세력과 교분이 두터울 수밖에 없었고 이들이 DJ의 인재 충원 풀이 됐다" 고 설명한다.

金대통령의 '감방동기생' 으로 설훈 의원, 이문영 아태재단 이사장, 함세웅.김승훈 신부가 있다.

이신범 의원도 감방 동기생이지만 15대 총선에서 YS에게 발탁됐다.

金전대통령은 인재은행을 따로 관리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사람은 직접 대면을 통해 자기사람을 만들곤 했다.

95년 지방선거에 패배한 뒤 YS는 적잖은 정치신인들을 청와대로 직접 불러 96년 총선에 출마할 것을 권유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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