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동아리 회원모집 튀어야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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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학가 동아리 새내기 (신입회원) 모집광고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넘치고 있다.

종전 처럼 예쁜 여자 선배를 들먹이는 등 미인계를 쓰거나, 술과 밥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물량공세가 아니다.

절찬리에 상영중인 영화 '쉬리' 를 잽싸게 활용하거나, TV의 CF광고를 적절히 활용하는 등 젊은이의 '끼' 가 학내 게시판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북대의 T동아리는 최근 "당신이 가입하면 우리 동아리는 '쉬리' 처럼 대박 터집니다" 라며 새내기들을 은근히 추켜 세우고 있다.

또 이 대학의 한 동아리는 "지금 가입하시면 무료 잡담 1백50분, 한 분 더 모셔오면 5백분 추가" "5명이상 단체로 가입하면 시간제한 없이 무료!" 라는 모집 광고를 내걸고 있다. CF광고를 본뜬 문구다.

전북대 U동아리는 "동아리 고르는 것은 고등어를 고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며 최근 한.일 어업협상을 살짝 비꼬며 새내기들이 막 갖기 시작한 사회에 대한 기본적 관심을 충돌질 (?) 하고 있다.

원광대 R동아리의 모집광고는 신입생 환영회때 발생하는 음주사고를 염두에 둔 듯 "우리는 절대로 사발주가 없습니다.

새내기들의 인격을 존중합니다" 라며 사뭇 호소조다.

이밖에 "매일 18분씩 너와 볼링을 쳐주겠어. 평 - 생 아주 그냥" "일반시중에는 없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등 CF광고를 본뜬 애교스런 문구들이 새내기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대학가 동아리들이 치열한 새내기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새내기들을 많이 유치해 회비수입과 세 (勢) 를 늘리기 위해서다.

전북대 동아리연합회 박진호 (朴珍昊.26.심리4) 회장은 "개성이 강한 요즘 새내기들을 모집하기 위해선 미인계.물량공세가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기발한 아이디어 문구를 개발, 활용하려 애쓰고 있다" 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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