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전태풍·이승준 … 프로농구 ‘폭풍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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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귀화 혼혈 선수 전태풍(KCC)과 이승준(삼성)이 2009~2010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대형 태풍’을 예고했다. 이들은 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 미국프로농구(NBA) 아시아챌린지에서 프로농구(KBL) 올스타 선수 중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번 이벤트는 팀 해서웨이, 블라디 디박 등 은퇴한 NBA 스타들로 이뤄진 NBA 올스타팀과 KBL 올스타가 벌인 친선 경기였다.

전태풍은 올해 2월 열린 제1회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CC에 지명된 포인트가드다. 포워드 이승준은 2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이들은 2009~2010 시즌부터 한국인 선수와 다를 바 없는 조건으로 국내 프로농구에서 뛰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사실상 최우수선수는 전태풍이었다. 그는 팀내 최다인 32득점을 올린 것을 비롯해 6어시스트·4리바운드·3스틸을 기록하며 114-98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선수 시절 화려한 드리블을 자랑했던 해서웨이를 상대로 그에 못지않은 드리블 기술을 선보여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공식 경기에서 첫선을 보인 전태풍의 기량을 지켜 본 팬들은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KBL 올스타 사령탑을 맡았던 안준호 삼성 감독은 “전태풍의 기량이 좋다는 건 알았지만 직접 보고 깜짝 놀랐다. 경기 조율과 득점력, 슈팅 능력까지 가드가 갖춰야 할 능력을 두루 갖춘 완벽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이승준은 19점·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키 2m6㎝의 장신이면서도 스피드가 좋아 공격력이 눈에 띄었다. 전태풍과 이승준은 최근 귀화 과정을 마쳤다. 이들은 경기 후 “지난달 톈진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한국 역대 최저 성적 7위)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귀화한 만큼 이번 시즌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란히 말했다.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격돌했던 KCC와 삼성은 이들 덕분에 다음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안 감독은 “전태풍과 이승준이 다음 달 개막하는 리그에서 일대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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