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 이상민, 정규리그 2연속 MV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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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프로농구 현대는 홈구장이 따로 없다. 어디를 가나 이상민 (27)에게 열광하는 하이틴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이상민에게 열광하는가. 그 독특한 아름다움 때문이리라. 여린 듯하면서도 강인하고, 폭풍처럼 빠른가 하면 미풍처럼 부드럽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15일,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관중인 기자들의 투표가 그것을 증명했다.

98~99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MVP) 투표에서 총 유효표 67표 가운데 56표가 이상민에게 집중됐다.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수상. 2위 강동희 (8표) 를 무려 48표차로 따돌렸다.

허재→강동희로 이어져온 90년대 스타계보가 세기말에 이르러 이상민이라는 이름으로 집대성되는 듯하다. 이상민의 농구는 그동안 한국 농구팬들이 한번도 보지 못했던 개성으로 가득 차 있다.

야성미와 파괴력이 느껴지는 '허재농구' 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던 농구팬들에게 감각적이고 풀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상민의 '젊은 농구' 는 정녕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물론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도 이상민을 한국 프로농구의 간판으로 내놓기를 주저한다.

허재의 카리스마나 강동희의 운영능력에 못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상민은 또 하나의 매력으로 기다려 줄 것을 요구한다. 그의 농구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시스트 기록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2시즌 연속 어시스트왕에 오른 이상민의 기록은 지난 시즌 (6.2개) 보다 1.7개나 늘었다.

기자단의 몰표는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이상민의 끝없이 완성을 지향하는 이상민 농구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 어시스트 1위 기쁨 두배

"동료.선후배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어렵게 입을 연 이상민은 "MVP보다는 우승이 훨씬 큰 목표였다" 고 털어놓았다.

- 어시스트 타이틀까지 차지했는데.

"MVP보다 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어시스트 1위를 해야 진정 최고의 포인트 가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 맥도웰과 콤비가 돋보이는데.

"평소 사이가 좋은데다 서로 플레이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있어 안심하고 패스를 할 수 있다.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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