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봤습니다/푸조 308 MCP] 경유 1L로 19.5㎞, 연비 좋고 맵시 좋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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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푸조 308 MCP(사진)는 수입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한 국내 시판 모델 가운데 연비(자동기준)가 가장 좋다. 경유 1L로 19.5㎞를 달릴 수 있다.

이런 비결은 수동 변속기를 기본으로 한 MCP에 있다. 이 변속기는 큰 구동력을 필요로 하는 트럭·버스에 사용하는 수동 기어를 클러치 없이 간편하게 조작하도록 개발됐다. 그동안 승용차에는 약간의 변속 충격이 느껴진다는 단점 때문에 보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비를 강조하는 시대가 오면서 승용차에도 보급됐다.

MCP 변속기는 내구성이 좋은 데다 무게가 자동변속기의 60% 정도로 가벼워 연비가 좋다. 원리는 간단하다. 수동 기어 변속을 할 때 클러치를 밟아줘야 한다. 그러나 이 장치는 기계적으로 해결해 운전자는 자동변속기처럼 클러치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특히 이 변속기에는 주차(P)모드가 없다. 자동(A)·중립(N)과 후진(R) 모드만 있다. 주차를 할 때는 수동변속기처럼 중립(N)에 놓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서 한다. 자동(A)모드로 기어를 옮기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일반 자동변속기와 똑같이 구동을 한다. 변속할 때는 1초 정도 한 박자 시차를 두고 반응하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재미 있게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장점은 평지에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움직이지 않고 언덕에선 뒤로 밀리지 않게 2, 3초간 잡아준다. 스포티한 운전을 하고 싶을 때는 기어박스 아래에 달린 스포츠(S) 스위치를 누르면 기어변속이 빨라진다. 정숙성은 디젤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좋다.

엔진은 1600cc HDi 디젤이다. 외관과 실내는 기존 308 SW와 똑같다. 푸조만의 역동적인 디자인이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탁월한 개방감을 느끼게 해주는 시원한 파노라마 루프는 매력적이다.

푸조를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는 308 MCP를 홍보하면서 ‘현대차 하이브리드’ 연비 계산법을 벤치마킹했다. 현대차는 아반떼 LPI하이브리드의 연비가 17.8㎞/L에 그치자 가솔린 가격의 50% 수준인 LPG 연료를 가솔린으로 환산했다. 가솔린 1L 가격으로 38㎞를 달릴 수 있다고 마케팅을 한 것이다. 한불모터스도 이를 본떠 308 MCP는 일산~서울 출퇴근(왕복 55㎞)의 경우 한 달에 한 번만 주유하면 가능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일산~서울 출퇴근을 디젤 3L만으로 주행할 수 있어 한 달 20일 출근했을 때 60L인 8만7000원(디젤 1L 1450원)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차는 탁월한 연비가 입소문이 나면서 초기 물량 50여 대가 보름 만에 동이 났다. 지금 계약해도 10월 초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은 341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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