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이 단단히 화가 났다. 1일 정기국회 개회식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미디어법) 날치기 주범 김형오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고함을 지른 뒤 집단 퇴장한 일 때문이다. 김 의장은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천박한 3류 정치투쟁가가 좌지우지하는 당은 결코 발전할 수 없다”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그는 “명색이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그런 몰상식한 집단행동을 보리라고는 상상도 않았다”며 “집무실로 돌아와 마음을 삭이려 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고 글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장은 “우리 국회가 보여준 적나라한 후진성에 절망했다”며 “우리 국회는 전 세계에 또 하나의 해외 토픽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국회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들의 설 자리를 스스로 발로 차버리는 격”이라며 “국회가 공전하면 정부를 감시할 시간이 흘러가 공무원들은 속으로 웃는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민주당이 나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데 옳지 못하다. 직권상정 과정을 다 털어놓아야 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나를 두고) 파행으로 몰았다고 하는데 내 말 들었으면 파행국회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국회 관계자는 “앞으로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 일정 협의 등에 있어 의장이 과거처럼 야당 입장을 반영하려 애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