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갔다 온 겸재 화첩, 인사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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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겸재 화첩’에 들어있는 ‘함흥본궁송(咸興本宮松)’. 29.5×23.5㎝.

2006년 11월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희귀작 21점이 담긴 화첩이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남부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경북 왜관수도원에 국보급 유물을 영구 임대한 것이다.

<본지 2006년 11월 22일 1면> ,<본지 2006년 11월 22일 5면>

‘겸재 화첩’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 받았다. 첫째, 해외 한국문화재 반환의 모범이 됐다. 소유권은 독일 수도원에 남아 있으되, 연구·전시는 우리가 자유롭게 하는 영구 임대 형식이 새로웠다. 둘째, 진경산수화 를 개척한 겸재의 다양한 면모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됐다.

그 ‘겸재 화첩’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10월13일부터 6주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 회화실에서다. 오틸리엔 수도원의 한국 진출 100년을 맞는 2009년 일반 전시를 하겠다는 왜관수도원의 약속이 지켜진 셈이다. ‘겸재 화첩’은 1925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노르베르트 베버 당시 오틸리엔 수도원장이 귀국할 때 수집해 간 명품이다.

이번 전시는 ‘겸재 정선전-붓으로 펼친 천지조화’(8일~11월22일)의 한 부분으로 열린다. 조선 초 이성계가 거주했던 함경도 함흥의 궁궐에 있는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咸興本宮松)’, 강가에 선비와 동자가 함께 앉아있는 인물산수화 ‘야수소서(夜授素書)’ 등을 만날 수 있다.

‘겸재 정선전’은 겸재 서거 25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이다. 총 30건 142점이 출품된다. 문의 02-2077-9487.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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