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상담 신청자들의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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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인터넷 중독 예방 캠프’ 기사와 함께 ‘독자 자녀들의 게임 중독 고민을 도와 드리겠다’는 안내문이 나가자 학부모 표진우(가명)씨가 e-메일을 보내왔다. 게임 중독인 자녀를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아들이 지금 고1인데 중2까지만 해도 공부 잘하고 집중력도 강한 아이였어요. (중략) 가장 믿고 좋아하던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사춘기 등을 겪으면서 컴퓨터에 매달리면서 지금은 성적이 바닥입니다. (중략) 시험시간에도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모든 생활이 엉망입니다. 이로 인해 부모와의 갈등도 심해지고 부모에 대한 적대감도 심한 편이어서 제 힘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컴퓨터에 중독된 아들이 예전 모습을 되찾게 도와주세요.”

박씨의 사연뿐 아니라 애절한 내용의 e-메일이 전국에서 왔다. 그들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았다. 자녀의 게임 중독을 해결해 주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아름누리 상담콜에도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전화 상담이 늘었다.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팀과 행정안전부·한국정보화진흥원이 함께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청소년의 게임 중독 상담과 처방, 진로 상담을 병행하게 된다.

혼자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이은희(여·가명)씨는 ‘너무 간절히 도움 원합니다’란 제목으로 e-메일을 보내왔다. 지금 고3인 큰아이가 6월부터 아예 학교도 가지 않고 밤낮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약간의 폭력성까지 보이고 말을 붙이기도 어려워 다른 취미 활동은 권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류지만(가명)씨는 하루 2~3시간, 주말에는 10시간씩 게임을 하는 중3 아들에 대해 “인생의 목표나 비전, 의욕 없이 시간을 오락이나 순간적인 것에만 쏟고 있어 부모로서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미숙(여·가명)씨는 중학생 아들에 남편마저 게임을 즐기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경우. 김씨는 “부부가 합심해도 아이의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있을지 걱정인데 남편이 아이의 게임 중독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있어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2 누나가 중3 남동생의 게임 중독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사연도 있었다. 여름방학 내내 하루 8~9시간씩 게임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지연(가명)양은 “동생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정신건강마저 피폐해지는 것 같다”고 염려했다.

신청자들에게는 일대일 상담을 하고, 취재를 허락한 신청자의 사연과 상담 진행 상황은 지면에 소개된다. 상담 프로그램은 전화와 면접 상담(증상에 따라 10회차까지 진행), 직접 찾아가는 상담, 집단 상담(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인터넷 쉼터 캠프), 학부모 교육, 게임업계 관계자 멘토링 등이다. 게임 중독으로 인해 떨어진 성적도 관리할 수 있도록 진로 상담도 함께 진행한다.

박정현 기자


※참여 신청 : e-메일(lena@joongang.co.kr>, 연락처 기재)과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www.kado.or.kr/IAPC)의 아름누리 상담콜(1599-0075, 신청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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