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요즘 왜 성적 저조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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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박세리는 왜 부진할까.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 (LPGA) 투어에 등장해 4승을 올리며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박세리는 지난주 하와이에서 벌어졌던 LPGA 하와이안오픈에서 예선탈락, 부진이 오래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들어 5개대회에 출전한 박은 벌써 두번이나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총 28개대회에 출전해 단 두번밖에 예선탈락하지 않았던 지난해 성적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박세리의 부진을 총체적인 것으로 진단한다. 미국티칭프로골프연맹 (USGTF) 김원섭 프로는 "박세리는 지난해에 볼 수 있었던 호쾌한 스윙이 사라졌다" 고 말한다.

폼이 작아지며 오히려 스윙 궤도가 불안해졌다는 것. 통계도 박세리의 부진을 잘 설명해 준다.

박세리는 최근 티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이 50%에도 못미치고 있다. 박은 하와이안오픈 2라운드에서 4개의 파3홀을 제외한 나머지 14개홀에서 무려 여덟번의 티샷을 러프로 날렸다. 드라이버샷이 난조를 보이니 잘 맞던 아이언도 정교함을 잃었다.

미프로골프 (USPGA) 선수였고 지금은 골프해설가로 활약 중인 자니 밀러는 박세리와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의 부진에 대해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아끼고 때로는 아이언을 들고 티샷을 하며 위축됐기 때문" 이라고 분석한다. "특유의 파워스윙을 하지 않다보니 제풀에 무너진다" 는 진단이다.

김원섭 프로는 박세리의 상황도 데이비스와 비슷한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LPGA무대에 들어선지 1년만에 코치 없이 아버지의 지도만으로 투어에 나선 것도 큰 결함으로 지적된다.

닉 팔도.어니 엘스 등 세계 톱 클라스 선수들도 유명지도자들과 수시로 만나 자신의 스윙을 간직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에는 박처럼 다이내믹한 스윙을 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지기 때문에 30도가 넘는 날씨가 찾아들면 정상을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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