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빅딜'가속화…데이콤·신세기통신 경영권 윤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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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데이콤과 신세기통신 경영권의 향방이 이번 주 가시화하는 등 통신 분야의 빅딜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삼성.현대.LG 등 지배주주들간에 지분확보 경쟁을 벌여온 데이콤의 경우 오는 25일 주주간담회를 열어 쟁점사항을 논의할 예정이고, 신세기통신 역시 유상증자 (1천억원)에 따른 경영주체 단일화 문제를 결정키로 했다.

하지만 대기업 주주들의 이해가 팽팽하게 엇갈려 '통신 빅딜' 역시 자동차.반도체 못지 않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는 데이콤, 포철은 신세기통신의 경영권 인수의사를 공식화할 계획이지만 삼성.동양.코오롱 등이 이들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데이콤 경영권 = 데이콤 조익성 (趙益成) 전무는 "25일 열리는 지배주주 간담회에서 그동안 물밑에서 논란을 벌였던 LG와 현대의 지분교환, 일본 NTT 외자유치 문제 등이 공식 거론될 것" 이라고 말했다.

LG그룹 측도 "외자유치를 3~4개월 늦추는 한편 데이콤 경영권 인수에 나설 계획" 이라고 밝혔다. LG의 경영권 장악에 가장 큰 걸림돌은 삼성과 정보통신부. 특히 정통부는 LG가 지난 96년 PCS 사업을 허가받는 조건으로 데이콤 지분을 5% 미만으로 유지하기로 한 약속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데이콤 지분은 공식적으론 동양 (14.10%) 과 삼성 (13.48%) 으로 양분돼 있으나 LG (4.87%) 는 우호지분을 포함해 3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신세기통신 = 포항제철 (20.55%) 과 코오롱 (19.18%) 등은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천억원 늘리기로 결의한데 이어 이번 주 증자주식 인수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세기통신 관계자는 "포철이 증자로 할당된 주식을 모두 인수하고 코오롱이 이를 포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갖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포철 역시 유상증자를 통해 1대 주주의 위상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오롱.한국통신.SK텔레콤 등의 반발이 거세 포철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코오롱 측은 "제값만 쳐주면 누구에게나 팔 수 있다는 게 기본 입장" 이라면서도 "주식 가격을 놓고 입장차이가 크다" 며 불편한 심사를 전했다.

한국통신도 "철강 전문기업인 포철이 통신사업에 뛰어 드는 것은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방향에 어긋난다" 고 주장했다.

김동섭.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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