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직자들은 "김대중 대통령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 집무실엔 당직자들이 모여앉아 방송으로 중계되는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혹시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라도 나올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내용은 "실망스럽다" 는 것이었다.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지난 1년의 경제정책에 대해 너무 주관적이고 낙관적인 평가를 했다" 며 "특히 실업대책과 노동시장 문제는 미흡하다는 정도의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고 말했다.
중소기업 지원문제와 하반기엔 실업률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하반기엔 노동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 이라며 경제현실을 너무 낙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金대통령이 실업사태를 과거정권 탓으로 돌리며 "원망하고 있다" 고 한 부분에 대해 김문수 (金文洙) 의원은 "노동법 개정을 막아 구조조정을 못하게 한 게 누구냐" 며 "대량 실업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는 것도 현정권" 이라고 비난했다.
"철저한 안보를 뒷받침으로 대북 (對北) 포용정책을 진행하겠다" 고 한 데 대해서도 당직자들은 무장잠수함 침투사건 등을 들먹였다.
지역갈등에 대한 金대통령의 분석엔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분열주의자에 의한 것' 이라고 하자 安대변인은 "현정권이 편중인사를 하고, 영남권 기업만 죽이려 하니 그런 것 아니냐" 며 비난했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또 "야당에도 이런 기회를 줘야 한다" 며 국민과의 대화의 '기회균등 문제' 를 계속 제기했다.
辛총장은 한때 국민회의 한화갑 (韓和甲) 총무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장경우 (張慶宇) 홍보위원장은 "과거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 대통령의 TV대화가 끝난 직후 야당대표에게도 시간을 내줬었다" 며 외국 사례까지 들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국민회의는 "지난 1년간 노심초사하며 국난극복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온 대통령의 헌신과 인간적 고뇌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고 평가했다.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논평에서 "재벌개혁을 포함한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원칙있고 확고한 의지표명은 국민에게 경제회생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 고 강조했다.
김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