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청년실업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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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전체 실업자의 절반 정도를 청년층(15~24세)이 차지하고 청년 실업률이 전체 성인 실업률의 3.5배에 이르는 등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3일 공개한 청년층 고용동향(2003년 기준)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실업 인구는 8800만명으로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실업자(1억8600만명)의 47%에 이르는 규모다. 청년 실업률은 14.4%로 성인 실업률의 3.5배에 달했다.

ILO는 청년실업이 심해진 원인에 대해 청년 인구의 증가 속도에 비해 시장에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능력이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에 따라 노동집약적 산업이 서서히 퇴조하는 것도 배경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청년 인구는 10.5% 늘었지만 취업 기회는 0.2%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청년실업은 선진국보다 저개발국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실업률을 지역별로 보면 북아프리카와 중동이 25.6%로 가장 높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21%), 중남미(16.6%), 동남아시아(16.4%)가 뒤를 이었다. 산업화된 선진국의 경우 13.4%로 1993년(15.4%)보다 약간 낮아졌다.

우리나라 청년(15~29세) 실업률은 6월 말 현재 7.8%로 전체 실업률의 두배를 넘은 상황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ILO는 경기침체기엔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더 빨리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에서 청년실업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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