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술 34점 19일부터 백상기념관서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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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흔히 북한 화가들의 그림은 '개성이 없다' '그것도 그림이냐' 고 폄하되기 일쑤지요. 이념성과 사상성을 띨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라면, 주어진 상황 하에서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백상기념관 (02 - 724 - 2243)에서 열리는 '북한미술전' 의 기획자 신동훈 (51) 씨. 그는 75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워싱턴에서 새스코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재미동포다.

그간 88년부터 북한 해외동포원호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방북, 만수대창작사.삼지연창작사.중앙미술창작사 등에서 북한 화가들의 그림을 사들였다.

까다로운 허가과정을 거치면서 직접 만나본 작가들만도 50여 명. 워싱턴.뉴욕.시카고.LA 등지에서 12차례 북한 작가전을 열었다.

이번에 소개되는 북한 작가는 송찬형.리맥림.김장한.최제남.표세종.선우영 등 모두 7명. 연령층은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른바 '사회주의 리얼리즘' 을 충실히 따르는 '주제화' 부터 '조선화' 로 불리는 한국화까지 총 34점을 통해 해방 후 북한 미술이 걸어온 길을 짐작할 수 있게한다.

북한의 유화가 지금까지 별로 소개된 적이 없다는 점, 제 3국을 경유한 것이 아니라 기획자가 직접 수집한 작품이라는 점 등에서 흔치 않은 기회라 할 수 있다.

"북한 작가들은 국가를 위해 예술활동을 한다는 데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기본기 면에서도 우리 작가들에게 결코 떨어지지 않아요. 조만간 남북한 미술교류가 본격화돼 비교.발전할 수 있는 장이 열렸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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