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풀기…21일 '국민과의 대화',23일 DJP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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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동정권 출범 1주년인 25일을 앞두고 내각제 개헌문제가 어떤 형식으로든 한 매듭이 지어질 전망이다.

우선 21일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에 이어 2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이 문제가 언급될 수 있는 정치적 장 (場) 이다.

23일엔 金대통령과 김종필 (金鍾泌) 총리의 주례회동도 예정돼 있어 양자간의 직간접 제안과 함께 모종의 실마리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金대통령은 설 연휴 직전 LA 타임스와의 회견 (12일)에서 "내각제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경제회생 우선을 내세워 연내 내각제 개헌 유보를 이미 시사했던 金대통령이 뭔가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설 연휴중 부산.대구에 머물렀던 金총리는 내각제 관철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방법엔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그는 17일 자민련 대구지구당위원장 조찬간담회에서 "지금 (내각제에 대해) 이 소리 저 소리가 나오지만 양당이 합의한 바나 결정된 것은 없다" 며 "약속됐다는 것 (내각제 개헌 합의) 하나만 명백하며 그 뒤 별도로 약속한 것 (내각제 개헌 유보 등) 은 없다" 고 했다.

김종학 (金鍾學) 의원 등이 "연내 내각제를 꼭 하시는 거죠" 라고 묻자 金총리는 "그럼, 그럼" 이라며 화답했다고도 한다.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총재는 여전히 관망 입장. 방일 (訪日) 중인 그는 17일 "내각제 약속을 서명한 대통령.총리간에 머리를 맞대고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며 "예의상으로도 기다려주는 게 도리" 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반면 충청권의원 주축의 자민련내 분위기는 여전히 강경기류다.

'25일 이전 담판' 을 제안했던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는 "내 할일은 다했다" 며 지켜보겠다는 입장.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는 "25일까지 결과가 없으면 중대 발표가 있을 것" 이라고까지 공언했다.

金총리가 이런 기류를 찻잔속의 태풍으로 가둬둔 채 '지구전' 을 펼칠지, 25일을 전후로 본격적인 '내각제 몽니' 를 부릴지 판가름날 시기가 닥쳐오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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