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고 7일 첫 졸업식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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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96년 '한국의 이튼 스쿨' 을 표방하며 개교한 강원도횡성군안흥면소사리 민족사관고등학교 (이사장 겸 교장 崔明在.파스퇴르유업 회장.72)가 숱한 우여곡절 끝에 7일 첫 졸업식을 가졌다.

이날 오전 11시 교내 체육관에서 학생.학부모 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회 졸업식에는 개교 당시 입학한 30명 가운데 끝까지 남은 11명만 졸업증서 및 명예졸업증을 받았다.

이날 졸업식은 교직원과 재학생 1백21명 (신입생 포함) 은 물론 학부모들도 우리 고유의 전통의상을 입은 채 진행됐다.

崔회장이 6백억여원의 사재를 쏟아 설립한 이 학교의 개교 당시 입학생은 모두 30명. 국어시간을 제외하곤 모든 수업과 일상생활을 영어로 하는 등 독특한 수업방식 등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으나 이 학교의 교육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19명이 중도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또 지난해 1월 회사 설립 및 운영자금원이었던 파스퇴르유업이 부도나면서 崔회장이 학교 운영에 대한 포기의사를 밝히는 등 문을 닫아야 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崔회장이 2개월만에 회사경영에 복귀하면서 자신의 숙원사업인 이 학교를 살리기 위해 교장까지 맡아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에 다른 학교 교사에 비해 2배나 되는 연봉을 받고 있던 43명의 교사들도 학교 살리기에 동참, 6개월간 무보수 봉사를 결의한 후 수업을 계속 진행했다.

이같은 노력 끝에 첫 입학생으로 끝까지 남은 11명의 학생 중 4명이 지난해 2학년 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한국과학기술원 (KAIST)에 특례입학하는 쾌거를 올렸다.

나머지 7명의 졸업생도 올 대학입시에서 국내 명문대에 전원 합격했다.

한편 학교측은 첫 졸업을 앞두고 6일 수학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나카하라 (59.사가대학).하타 (45.도쿄대학) 교수 등 일본인 교수 2명을 초청, 국내 고교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 영어로만 진행된 특강과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崔교장은 이날 졸업식에서 "앞으로도 최상의 교육시설과 교육방법으로 미래의 세계 지도자를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강조했다.

횡성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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