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北공단 신강령반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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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주영 (鄭周永) 명예회장의 방북으로 현대가 추진 중인 서해안공단 개발사업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5일 "우리는 지리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황해도 해주를 선호하고 있지만 부근에 농경지가 많은데다 일반주민과의 접촉을 우려한 북한측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맞은 편의 신강령반도 일대를 함께 대상지로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단은 2천만평 (여의도의 약 22배) 규모의 신도시 형태로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해주 시내보다는 외곽지대가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면서 "그러나 더 이상 북쪽으로 올라가서는 입지가 맞지 않는다는 게 현대의 생각" 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는 이미 신강령 지역에 대한 수심 등 실무상의 입지조사를 실시했으며 鄭명예회장의 이번 방북에서 지구지정을 받아 북한측과 합의서를 체결하는 대로 통일부에 사업승인을 신청, 이르면 상반기중 30만~50만평 정도를 먼저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10년간 5단계로 나눠 조성될 공단의 입주대상을 8백여 업체로 잡고 있다.

종합상사에 따르면 중소기협중앙회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통해 북한 진출을 희망하는 2백여 중소기업으로부터 이미 입주 의사를 받아 놓은 상태다.

공단이 조성되면 북한 근로자가 투입돼 우리측 진출 기업에서 일하게 되며 현대는 21만5천명의 북한 인력이 상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주공단에 공급할 전력은 한전의 여유전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한전도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는 해주공단조성사업 등을 담당할 ㈜아산의 설립 등기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현대종합상사 베이징지사장인 김고중 (金高中)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아산의 대표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또 김윤규 (金潤圭) 현대건설 사장은 남북경협단장을 계속 맡아 아산의 사업추진을 측면 지원하기로 했으며 공단 분양은 종합상사가 맡아 추진한다.

현대는 공단부지와 조성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다음달중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해외로드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鄭명예회장은 6일 오전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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