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 '이형구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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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일 청문회가 의욕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던 의혹중 하나는 이른바 '이형구 미스터리' 였다.

한보사건은 '대선자금 제공→한보에 대한 특혜대출' 이란 정경유착의 결과며, 이형구 (李炯九) 전 산업은행총재가 지난 92년 YS의 대선자금 모금과정에서 깊숙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李씨는 90년 9월부터 94년 12월까지 산은총재로 장수하다가 YS 집권후인 지난 94년 노동부장관으로 영전해갔다.

李씨는 95년 6월 수뢰혐의로 구속됐다가 그해 12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李씨의 석방이 예상외로 빠른 것을 두고 정권 수뇌부가 뒤를 봐준 것이라는 말이 무성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원길 (金元吉) 국민회의 정책위의장과 김민석 (金民錫) 의원 등은 알고 묻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예 정태수 전 한보총회장이 YS에게 대선자금을 전달할 때 李씨가 동행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李씨는 이날 이런 의혹을 완전히 부인했다.

오전 신문에서 鄭씨가 "누가 동행했지만 누군지는 기억을 못하겠다" " (대선자금조달 경위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겠다" 고 말한 것도 李씨가 빠져나갈 여지를 마련해준 셈이 됐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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