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들 관심끈 현대·대우 승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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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산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동차의 본산' 인 미국 땅에서 화제를 뿌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주요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자동차 섹션 1면 주요기사로 '99년형 쏘나타 (EF쏘나타)' 를 호평했고 US투데이는 경제면 톱기사로 대우자동차의 인터넷 판매 기사를 다뤘다.

[워싱턴 포스트]

'저소득층이나 타던 차가 면모를 일신했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WP)가 최근 자동차섹션 1면 전면을 할애해 현대 쏘나타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하면서 붙인 제목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0월 미국 시판에 들어간 99년형 쏘나타 (국내 모델명 EF쏘나타)가 호평을 받아 수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WP는 "지난 86년 미국 첫 시판 당시 현대차는 자동차라기보다는 '값싼 탈 것 (a cheap ride)' 에 불과했지만 99쏘나타는 도요타 캠리.혼다 어코드 등에 필적한다" 며 "쏘나타는 이제 값싼 차가 아니라 경쟁차에 비해 경제적 이익이 더 큰 차" 라고 평가했다.

또 "세련된 스타일과 뛰어난 성능, 운전 편의성 등이 99쏘나타의 장점" 이라며 "쏘나타는 다양한 조건을 만족시켜 선택하기 쉬운 차" 라고 덧붙였다.

현대측은 EF쏘나타가 지난해 10~12월 1만4천여대가 팔리는 등 호조를 보임에 따라 올해 미국에 EF쏘나타 2만대를 비롯해 총 12만대를 수출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할 것을 검토중이다.

현대 관계자는 "EF쏘나타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서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는 '그랜저XG' 도 호평을 받고 있어 앞으로 수출 주력차종을 소형차에서 중.대형차로 전환해 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USA 투데이]

미국 USA투데이는 3일 "자동차 판매제도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진전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는 전문가의 평가를 인용하면서 대우자동차의 인터넷 판매계획을 보도했다.

대우의 인터넷 판매가 이처럼 주목을 받은 것은 미국의 차 판매체제가 철저한 딜러제로 돼 있는데다 GM.포드 등 현지 업체는 물론 외국의 어떤 업체도 인터넷 판매를 채택한 곳이 없기 때문.

미국 대부분의 주들은 프랜차이즈법 등을 통해 '자동차 판매 계약은 반드시 딜러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설사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메이커들은 인터넷을 통해 직접 판매에 나설 경우 딜러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어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

그런데도 대우차가 인터넷 판매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은 현재 15개 딜러를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딜러들의 반발 소지가 없는데다, 인터넷으로 계약을 받되 최종 계약은 딜러가 하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대우는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직영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미 대학생을 주 고객으로 공략하고 있어 인터넷 사용이 활발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기법을 도입하게 됐다" 며 "관계법을 꼼꼼이 따져 빠르면 상반기중 인터넷 판매에 나설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는 연말까지 직영 딜러를 40개로 늘릴 계획이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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