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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통 문화상품권 극장은 왜 안 받아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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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얼마 전 고교 1학년인 딸아이가 어떤 수상(受賞)의 부상으로 도서상품권을 받아왔다. 아이의 노력으로 받아온 것이라 참으로 의미있게 생각하고 소중히 간직했는데 마침 영화를 보겠다고 해 상품권과 용돈을 줘서 보냈다. 그런데 그 상품권이 아이의 나들이를 망치고 말았다.

동생과 함께 극장에 가 당당하게 상품권을 내놓았는데 매표원이 "가맹점이 아니라서 상품권은 받지 않는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점심값으로 준 돈으로 영화비를 치르는 바람에 팝콘 사먹는 재미, 맛있는 점심이 날아가 버리고 실망해 집으로 오게 됐다는 것이다. 넉넉하게 돈을 주지 않은 엄마를 원망하면서 말이다.

상품권을 꼼꼼히 읽어 보았다. 오른쪽 상단에 '전국 공통 만능 상품권'이란 말과 왼쪽 중앙에 도서.영화.백화점.외식.문구.음반.팬시.두타라는 말이 선명하게 인쇄돼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에서조차 통용되는 상품권이 가장 흔한 쓰임새인 극장, 그것도 서울 한복판의 대형 극장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전국 공통 만능 상품권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용자의 불편을 줄여줬으면 좋겠다.

이갑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4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