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 '사이버 예약'…한일 공동발권망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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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002년 월드컵축구는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국가가 아닌 한.일 양국이 공동개최한다. 그러나 두나라가 함께 주관하는 행사여서 운영상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고민거리는 각 경기의 발권업무. 경기가 벌어지는 국가에 따라 티켓이 발행되는 지역이 달라야 한다. 게다가 전세계 모든 축구팬들이 표를 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발권후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예선전만해도 게임일정이 미리 정해져 있어 사전에 입장권을 팔아도 별 어려움이 없지만 16강전 이상이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한국이 준결승에서 브라질을 누르고 독일과 결승전에 맞붙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결승전은 일본 도쿄 (東京) 이고 3.4위전은 서울이라고 하자. 이때 도쿄에서의 결승을 예상해 일본에서의 게임 티켓을 구입한 브라질 축구팬은 서울 경기로 티켓을 바꿔야 하고 이에 따라 비행기표.호텔예약일정에도 큰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한일공동 사이버발권망이 만들어진다.

한국전자상거래협의회와 일본전자상거래실증협의회 (ECOM) 는 지난 30일 제주도 하얏트호텔에서 '한일전자상거래 협력 워크숍' 을 갖고 월드컵 공동발권망 '티켓피아' 를 만들어 본격 가동키로 했다.

내년중 서비스를 시작할 티켓피아는 한국에서는 삼성.현대.LG.대우가 전자상거래를 위해 공동설립한 벤처기업 '일렉트로피아' 와 일본의 티켓전문업체 '피아' 가 주도하게 된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누구라도 축구장 입장권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한국전자상거래협의회 김동훈 (金東訓) 부회장은 "티켓피아의 본격 가동은 두나라가 힘을 합쳐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전자상거래를 실질적으로 정착시킬 계기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포리스터리서치사는 2000년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65억달러에 이를 것이며 이 중 열차나 항공기등 여행 관련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컴퓨터 관련 기기에는 못 미치지만 전체의 24%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장규모도 매년 2배 이상 증가, 조만간 이러한 거래가 일반화될 전망이다.

임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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