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호 차관 사퇴…이기명씨 "99년 이의원에 허씨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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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전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 개발 투자 의혹과 관련, 당시 철도청장이었던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이 3일 사퇴했다. 김 차관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도 사퇴하고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본부장도 구속됐는데 나만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철도청장에게 사업 내용을 다 보고했었다'는 왕영용 본부장의 검찰 진술과 관련, "왜 사실과 다른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검찰 조사에서 왕 본부장과의 대질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69)씨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에게 석유 전문가 허문석(71.인도네시아 체류) 박사를 소개한 것은 1999년 금강팀 사무실에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금강팀은 노 대통령 측근그룹인 이광재.서갑원 의원 등이 90년대 초 조직한 '사단법인 자치경영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금강빌딩 3층에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노무현 정권 탄생에 기여했다.

이씨는 이날 "당시 금강팀 사무실에서 고교 동창인 허 박사를 이 의원에게 소개해 준 것이 실수였다"면서 "그 일 때문에 내가 (유전 인수 사업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박양수 광업진흥공사 사장, 11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각각 허 박사에게 소개한 사실도 시인했다.

검찰은 이날 유전사업을 무리하게 추진, 철도공사에 350만 달러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박상조(40) 전 철도교통진흥재단 카드사업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강수.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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