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태균·이범호 안 뺏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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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최대어인 김태균(27·사진左)과 이범호(28·이상 한화·右)가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7일 현재 김태균은 올 시즌 1군 등록일수 119일, 이범호는 147일을 기록했다. FA 기준(150일)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지난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45일)이 1군 등록일수에 포함되면서 총 아홉 시즌의 FA 자격을 갖췄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지난 4월 각각 뇌진탕과 무릎 부상을 입어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FA 자격을 얻었다. 올 겨울 이들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다.

◆한화 “둘 다 놓칠 수 없다”

한화 구단은 두 선수를 반드시 잡는다는 입장이다. 윤종화 한화 단장은 27일 “선수들이 뜻을 품고 해외로 가겠다면 말릴 방법은 없다. 하지만 국내 다른 구단에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합리적인 시장 가격’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윤 단장은 “돈 때문에 전력의 핵심을 다른 구단에 보낼 수는 없다”고 했다.

시즌 초 한화는 WBC 공동 홈런왕(3개)이자 팀 타선의 두 축인 김태균과 이범호가 올 시즌 뒤 동시에 FA로 풀리는 점을 부담스러워 했다. “둘 중 하나는 한화를 떠날 것”이라는 얘기가 정설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한화는 올해 최하위로 추락하며 팀 리빌딩이 다급해졌다. 차·포를 떼고 팀을 재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이들을 잡겠다는 것이다.

◆시장은 넓고 넓다

그러나 FA 계약은 외부 요인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검증된 젊은 거포를 원하는 팀은 얼마든지 많다. 특히 LG가 김태균에게, 삼성이 이범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화가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FA 시장의 큰손인 삼성과 LG를 당해내기란 쉽지 않다.

아울러 이들의 일본 진출 가능성도 큰 변수다. 다수의 일본 구단들은 WBC 때 맹활약한 김태균과 이범호를 점찍고 꾸준히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다. 둘은 파워와 기교 모두 일본에서 통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젊다는 점이 최대 무기다.

이미 한신과 라쿠텐 구단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김태균과 이범호의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지난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히어로즈전을 관전한 한신 구단 관계자는 “둘 모두 파워는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후한 점수를 매겼다. 김태균의 경우 지바 롯데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최근 일본 언론이 전했다. 지바 롯데의 이시카와 부대표가 지난 23일 한국을 찾아 김태균에 관한 정보를 모았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기회가 된다면 큰 무대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러나 아직 시즌 중이라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며 “국내에 남는다면 한화를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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