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아이갖기 임신안되면 나팔관 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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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늦은 나이에 둘째 아이를 원하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초산 연령 자체가 늦은데다 터울.생활안정 등의 이유로 둘째 출산이 늦어지고 있는 것. 29세에 첫 애를 낳은지 5년 후 둘째 아이를 계획했던 P씨 (38.여) 는 피임을 안 한지 3~4년이 지났는데도 임신이 안돼 고민이다.

"이미 출산 경험도 있고 부부생활에 별다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임신 되겠지 하고 기다려 왔다" 는게 그의 설명.

서울대의대 산부인과 문신용 (文信容) 교수는 "불임치료 효과는 나이가 들수록 어렵기 때문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며 "임신을 원한지 1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될 땐 나이에 관계 없이 하루 속히 불임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 강조한다.

통계자료는 없지만 첫애 출산 후 생긴 불임은 한번도 출산해본 적이 없는 이의 불임에 비해 적은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통상 의학적으로 불임은 피임 없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는데도 1년이내에 임신되지 않는 경우로 빈도는 약 10~15%선.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상황에선 임신율이 1개월에 25%, 6개월에 70%, 1년에 85%정도며 이후 6개월~1년이 지나도 임신추가율은 5%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29세를 넘어서면 여성은 난자를 만드는 난소기능이 서서히 감소해 초산인 경우 만35세가 이후엔 불임 가능성이 약 30%이상, 40세 이후엔 40~50%로 증가한다.

하지만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은 같은 나이에 비해 불임 가능성이 훨씬 적다는 것. 둘째가 안 생기는 불임에 대해선 정확한 원인은 모르나 임신 때 나팔관이 붓고 점액성분도 끼어 나팔관을 막기 때문에 불임이 된 경우가 특징적으로 흔하다. 이때는 막힌 부위를 뚫어주어야 한다.

文교수는 "실제로 첫 출산 후 생긴 불임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자궁나팔관조영술로 검사한 뒤 검사를 위해 집어넣은 조영제가 막힌 부위를 자연스레 뚫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고 들려준다.

첫 애를 낳은 후 유산한 경험이 있는 산모라면 유산후유증으로 생긴 염증.자궁유착 등의 가능성을 우선 점검해봐야 한다.

불임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인을 알아보는 것. 처음부터 임신이 안되는 경우엔 정자이상 등 남성이 원인인 경우가 40%선으로 많으나 첫 애를 낳은 후 생긴 불임에선 남성이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최두석 (崔斗奭) 교수는 "간혹 남성에서 전립선 염증.정자의 운동성 감소 등이 생겨 불임을 초래한다" 고 말했다.

첫 출산 후 불임은 배란장애인 경우도 흔해 치료법도 배란유도 호르몬 투여 등 그리 복잡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최교수는 "시험관 아기시술은 최후에 선택하는 방법이며 이 치료를 포함해서 임신이 안되는 환자는 30%정도" 라고 말했다.

둘째 아이를 가진 산모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첫 아이는 제왕절개로 낳았는데 둘째는 정상분만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 서울대의대 산부인과 박중신 (朴重信) 교수는 "의학적으로 가능하다" 고 밝히고 "골반이 작다든지 해서 제왕절개를 한 경우라면 둘째아이도 제왕절개를 해야하나 문제가 없는데도 출산을 쉽게 하기 위해 제왕절개를 한 것이라면 정상분만도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둘째를 정상분만 할 때 자궁파열이 일어날 가능성은 2백분의 1로 첫 아이보다 많아 대부분의 의사들이 삼간다는 것.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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