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임창열-강경식 'IMF행 진술' 누가 맞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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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강경식 (姜慶植) 전 부총리와 임창열 (林昌烈) 전 부총리중 누구의 말이 맞는가.

정부가 국제통화기금 (IMF) 지원 요청을 발표키로 한 지난 97년 11월 19일 姜부총리는 林부총리로 교체됐다.

그러나 姜 - 林 두 전임 부총리는 경제청문회에 각각 증인.참고인으로 나와 당일 전후의 상황에 대해 완전히 다른 진술을 했다.

우선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재가 시점. 林전부총리는 25일 청문회에서 "IMF로 가는 방침에 대해 정부에서 구두로 재가난 것이 11월 19일" 이라고 말했다.

金전대통령측이 14일이라고 주장하는 재가 시점에 대해 林전부총리는 "그것은 협의를 해본다는 내용이었다" 고 일축했다.

하지만 姜전부총리는 "14일 IMF 자금지원에 대해 金전대통령께 재가받아 16일 미셸 캉드쉬 총재와 만나 신청했다" 고 말했다.

이같이 두사람간 진술이 엇갈리는 것은 16일 밤 캉드쉬 총재 면담에 대한 해석차이로 보인다.

姜전부총리는 "캉드쉬 총재와의 면담으로 이미 IMF 자금지원은 신청된 것이며 19일 발표는 이런 절차가 진행중임을 알리려는 것" 이라고 진술했다.

반면 林전부총리는 "당시의 면담은 합의서명이 없기 때문에 합의문서가 아니며 '협의중이다' '검토중이다' 라고 표현해야 한다" 고 말했다.

실체가 무엇인지는 국제금융계 인사들의 증언이 있어야 한다.

19일 기자회견때 IMF행 결정 사실을 林 당시 부총리가 알고 있었느냐에 대해서도 진술이 달랐다.

당시 "현재로선 IMF 자금지원은 필요치 않다" 는 林부총리의 발언은 국제금융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알고도 이렇게 말했는지 여부가 해묵은 환란 책임 소재의 포인트다.

이에 대해 林전부총리는 "결정된 것을 몰랐다" 고 말했고, 姜전부총리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신임부총리는 IMF와 합의가 된 것은 다 알고 있었을 것" 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직까진 청문회가 밝히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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