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기업선 정식채용 꺼려 인턴 되면 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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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는 최근 기업들이 대졸 미취업자들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할 경우 1인당 수십만원의 훈련수당을 지원해 주기로 하고 기업들의 인턴사원 채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6개월 후 정식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 아예 없거나 소극적이어서 인턴사원 합격자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한 그룹은 인턴사원 설명회때 "인턴사원 합격자 3백여명 가운데 5%만 정식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니 직업훈련원에 입소한 것으로 생각하라" 고 해 인턴사원 합격자들이 인턴사원으로 일해야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그룹은 원서를 오전에 접수한 뒤 불과 몇시간 후인 같은 날 오후에 휴대폰이나 삐삐를 통해 합격사실을 통보했다.

이 때문에 합격자들은 면접을 치르지 않고 대충대충 선발하는 것으로 보니 정식직원이 되기는 애시당초 틀렸다며 대부분 취업을 포기했다고 한다.

어떤 기업은 인턴사원으로 채용했다가 대학으로부터 전체 추천인원이 정원을 초과해 정부 지원금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연락을 받자마자 합격을 취소시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학생들이 인턴사원이 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신청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턴사원 제도가 대학생 취업난 해소를 위한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인턴사원보다 정식직원을 채용하는 기업체에 지원을 늘리는 등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엄정미 <부산시동래구사직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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